(이수페타시스 주식 정보) 조달 금액 대폭 줄고, 소액주주는 반발… 진퇴양난 이수페타시스
단타의달인 2024-11-20 13:26:10 조회 459

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 측, 주주대표 선정 나서
유증 공시 후 주가 33% ↓
조달 금액 큰 폭 감소할 듯... 무용론 등장

5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기습 발표한 이수페타시스의 주가가 유상증자 발표 이후 30% 넘게 빠졌다. 주가가 너무 큰 폭으로 하락해 조달 금액이 대폭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소액주주들도 주주대표 선출에 나서는 등 집단 행동에 착수해 이참에 유상증자를 철회하는 것이 실리를 지키는 길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대구 달성군의 이수페타시스 본사 전경. /홈페이지 캡처

대구 달성군의 이수페타시스 본사 전경. /홈페이지 캡처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수페타시스는 전날 종가 2만2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일 대비 5.88%(1250원) 올랐지만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지난 8일 종가(3만1750원)와는 격차가 크다.

앞서 이수페타시스는 지난 8일 시간외거래가 끝난 뒤 공시를 통해 5500억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3000억원가량을 탄소 신소재를 개발하는 코스닥 상장사 제이오 인수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 기사☞ [단독] 이수그룹, 제이오 인수 추진... “전고체 배터리 개발 시너지 기대”)

금요일 저녁 유상증자를 기습 발표해 ‘올빼미 공시’ 논란이 일었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주가다. 유상증자 공시 이후 이수페타시스는 33% 추락했다. 지난 7월 기록한 52주 최고가(5만9700원)와 비교하면 65% 넘게 빠졌다.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뒤 이수페타시스의 주가는 한번도 유상증자 예정발행가(1주당 2만7350원)를 넘어서지 못했다. 주가가 예정발행가를 하회하는 만큼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만한 유인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조선비즈가 이수페타시스가 유상증자를 발표한 후인 11~19일 총 7거래일의 종가를 평균낸 수치를 기준주가로 산정해 예상 발행가액을 계산한 결과, 1차 발행가액 산식으로는 2만2890원, 2차 발행가액 산식으로는 2만3000원이 나왔다.

이 발행가액대로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치면 처음 목표였던 5500억원에 못 미치는 4600억원을 조달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5500억원에서 약 16% 줄어든 수치다. 그러나 이 또한 현실성이 없다. 현재 주가가 2만2000원대인 만큼, 2만3000원 안팎의 가격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즉 제이오 인수금액 3000억원을 제외하면 설비투자에는 기존에 약속했던 금액보다 더 적은 투자를 집행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박희철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로 인해 이수페타시스는 당장의 주당순이익(EPS) 희석은 물론이며, 목표주가 훼손이 불가피하다”며 “제이오 인수를 통한 이차전지 소재로의 사업 다각화에 따른 효과가 유효할지는 중장기적으로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또 “현재 제이오의 CNT 도전재는 불안한 전방 상황 등으로 인해 가시적인 성장성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흥국증권은 이수페타시스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Hold)’으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기존 6만2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59.7% 대폭 낮췄다.

이런 상황에서 소액주주들은 집단 행동을 시작했다. 전날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에 따르면 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들은 집단 행동에 나서기 위해 주주대표 선출에 나섰다.

주주대표 후보자로 나선 한 소액주주는 “행동주의펀드와 함께 주주환원에 앞장서겠다”며 “소액주주대표가 되면 행동주의펀드와 연대해 유상증자 철회, 제이오 인수 취소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기준 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는 이수페타시스 주식 164만9875주, 지분율 2.61%를 확보했다.

박지영 기자 jyoung@chosunbiz.com